비젼 퀘스트 |
옛날 북미 원주민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성인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런 전통이 존재하는지는 모르지만 이들은 성인이 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가 몇 날 몇 일을 기도하고 자신의 미래를 찾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미래와 인생에 대한 계시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직업을 택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참다운 성인이 되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이런 원주민들의 지혜를 오늘날에도 계승하는 숲 치유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비젼 퀘스트(Vision Quest)"란 프로그램이다. 비젼 퀘스트 (꿈을 찾아서)! 참으로 숲과 어울리는 이름이다. 숲은 우리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준다. “숲에 희망과 미래가 있다!”라는 산림청의 모토와도 일맥상통한다. 우리는 지난 90년대 말 외환 위기 때 수많은 실직자들이 숲에서 분노를 삭이고, 절망을 이기며, 희망을 꿈꾸어 온 사실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숲은 그만큼 우리의 아픔과 상처를 받아주고 또 치유할 힘을 준다.
숲에는 희망과 미래가 있다.
비젼 퀘스트는 말 그대로 어떤 계기를 통해 새로운 인생의 길을 찾는 사람들이 찾는 숲 치유 프로그램이다. 입학이나 졸업, 취업, 결혼이나 이혼 등 인생에서 큰 마디를 경험할 때 사람들은 비젼 퀘스트를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기고 또 새로운 인생의 지도를 그린다. 비젼 퀘스트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질 수 있다. 첫째, 준비기간이다. 인생의 계기나 고비가 닥쳤을 때 그 의미를 심사숙고하고 숲으로 들어 갈 준비를 하는 기간이다. 주변을 정리하고 마음으로도 과거의 나와 결별하려는 결심을 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숲에서 단식을 겸하는 비젼 퀘스트 프로그램에서는 이를 위해 음식을 단계별로 끊는 과정이기도 하다. 둘째 부분은 본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숲에서의 활동과 생활기간이다.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일주일, 열흘 또는 보름 정도의 기간으로 나누어진다. 비젼 퀘스트가 수행되는 장소는 주로 숲이나 사막과 같은 순수한 자연 지역이다. 특별한 조건은 혼자만의 생활이 가능한 방해받지 않는 넓은 자연지역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젼 퀘스트는 약 1마일(1.6km) 정도의 공간에 혼자 생활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숲을 비롯한 자연과 비젼퀘스터가 완전히 교류하고 일치를 이루는 기간이다. 비젼 퀘스트는 숲과 자신과의 완전한 동화 체험이다.
비젼 퀘스트를 위해 숲에 들어갈 때에는 기계나 전자제품, 시계, 라디오 등의 현대 문물은 허용하지 않는다. 그야 말로 자연과 프로그램 참여자인 비젼 퀘스터가 일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비젼 퀘스터는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생각하고 반성하며 앞으로 내 삶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가를 철저히 사색한다. 이 과정에서 지난 날들을 처절하게 분석하고, 과오를 뉘우치며, 가족과 친구를 생각한다. 후회의 눈물과 반성의 쓰라림도 느낀다. 또한 감사의 눈물도, 행복의 미소도 맛본다. 지난 한 순간 한 순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경험을 한다. 이런 과거의 반추위에 다가올 미래의 인생에 대한 결심도 이때 하게 된다. 비젼 퀘스트의 마지막 부분은 숲에서 나와 집이나 일상으로 돌아 왔을 때의 과정이다. 숲에서 결심했던 비젼 퀘스터의 각오와 결심을 실행하는 단계라 볼 수 있다. 즉, 숲에서 찾은 비젼을 실행하는 단계이다. 물론 현실의 장애와 어려움이 숲에서의 각오와 결심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숲에서의 순간을 되새기며 새롭게 마음을 다지는 시간이 바로 이 단계이다. 비젼 퀘스트를 통해 세상에 새롭게 태어나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이므로 어찌 보면 인생의 전 부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시간이다. 아직 2010년이란 숫자가 낯설기만 한데 또 새로운 2011년을 맞았다. 이맘때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의 결심을 세운다. 비젼 퀘스트의 과정을 되새기며 숲에서 새로운 결심을 해 보면 좋겠다.
숲은 인생의 목표를 명확히 해주는 지혜를 제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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