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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비가 많았고 무더웠던 올 여름도 시간의 흐름에는 어쩔 수 없는 듯 이제 가을을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가을하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무엇일까요? 울긋불긋한 단풍, 풍성한 들판, 고추잠자리, 높고 맑은 하늘... 그런데 우리의 마음은 가을이 되면 점점 스산해집니다. 왠지 모르게 가을 하늘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삶의 무상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인생의 수고로움도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우리 옛 어른들은 ‘가을을 선비가 슬퍼하는 계절’이라고 표현했답니다.
가을이 되면 무더웠던 여름에 지친 몸이 병으로 나타나기 쉽습니다. 육체적인 병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마음의 병입니다. 흔히들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는 우울증이 가을에 발생하기 쉽습니다. 우울증의 메커니즘은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 활성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며 세로토닌의 활성은 햇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가을에는 낮이 짧아져 일조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세로토닌 분비의 촉진이 잘 안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혈중 호르몬의 농도가 민감한 여성들에게서 우울증의 발생이 현저히 많다는 사실입니다.
가을은 우울증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다
여성 우울증환자들에게 또 한 가지 안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지난 8월 중순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입니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은 6년간에 걸쳐 약 8만명의 여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우울증에 시달렸거나 항우울제를 복용한 경력이 있는 여성들에게서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뇌졸중의 위험이 약 1.3배나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또는 마음의 병이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뇌의 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제대로 안되기 때문에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로토닌을 행복의 호르몬이라고도 부릅니다. 숲은 이 세로토닌 분비를 잘 해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물질과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산림치유 효과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질환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심리적 질환입니다. 충북대학교 산림치유연구실에서는 동안 다양한 대상을 실험군으로 선발하여 우울증 치유 캠프를 수행해왔었습니다. 우리의 경험에 의하면 2박3일 정도의 숲 치유 캠프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중경증의 우울증은 매우 호전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캠프에 참여했던 A라는 분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숲은 행복의 호르몬이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촉매이다
A는 50중반쯤 된 주부였는데 만성 우울증으로 시달리다 우리 연구팀이 수행한 우울 치유 캠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아이들 둘을 뒷바라지 하면서 정신없이 생활했던 이분은 아이들이 대학과 대학원에 가면서 집에서 독립을 하면서부터 허전하고 마음을 둘 곳이 없어 불안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렇게 바쁘게 살던 지난 세월이 마냥 헛된 것 같았고 불면과 식용부진에 시달리다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담당 의사의 권유로 산림 치유 캠프에 참여했지만 캠프 첫날 그다지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룻밤을 숲에서 보내고 난 A는 다음날부터 확연히 달라진 태도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숲속의 야생화를 호기심 있게 유심히 관찰하고 세밀화를 그리기까지 했습니다. 하루 온종일 집안에만 있기를 고집했던 그분은 숲이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캠프가 끝나고 정신과 의사의 상담과 진료, 그리고 자가 측정지를 통해 우울증의 수준이 정상에 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A뿐만이 아니라 참여자들 대부분은 숲의 환경에서 자신들의 감정과 정서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그럼으로 불안과 우울이 향상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왜 숲은 사람들의 감정과 정서, 그리고 우울증을 호전시킬까요? 한마디로 단언할 수 없지만 일상과 다른 환경에 의한 심리적 변화, 스트레스로부터의 해방과 같은 심리적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숲이 가진 여러 건강 물질, 피톤치드, 음이온, 햇볕, 산소 등이 우리의 신진대사를 활성화 시키고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숲에서는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운동 효과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숲의 다양한 요소가 감정과 장서를 변화시킨다
이제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가을 밤 귀뚜라미 소리가 귀를 울릴 때입니다. 무언가 스산한 느낌이 들거나 공허한 느낌이 드는 마음의 감기가 찾아오는 시기입니다. 이럴 때 숲을 찾아 나서십시오. 다시금 여러분께 숲은 활력을 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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